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진한 화장이 유행했다. 손톱으로 긁으면 두터운 메이크업이 긁어질 듯했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의 관심은 민얼굴이다. 사람들은 조명이나 화장에 가려진 연예인의 민얼굴을 무척이나 궁굼해 한다. 비비크림의 열풍도 그래서 시작되었다. 비비크림은 화장을 하지 않았지만 피부가 좋은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이제 화장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피부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나라마다 이목구비에 대한 미의 기준은 달라도 공통적인 미인의 기준이 있다. 그것이 바로 젊고 건강하고 탄력있는 피부이다.
신입사원 면접에서도 외모와 단정한 용모를 중요한 채용기준으로 삼고 있다. 자기 자신을 가꾸는 것을 하나의 중요한 능력으로 보는 것이다. 이때 아름답고 젊어 보이는 피부는 그 사람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베아트리스 퐁타넬이 쓴 에 의하면,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에는 햇볕에 한 번도 그을리지 않은 것 같은 하얗고 고운 피부가 고귀하고 유복한 신분을 상징했었다. 로코코 시대에는 많은 여성들이 화장품의 납독이 올라 피부가 시퍼렇게 될 정도로 하얀색 피부에 매달리기도 하였다. 하얀 피부는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계급’을 암시한다. 이는 자신의 몸을 가꾸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계급임을 나타낸다.
우리의 피부 시스템은 기적의 화장품을 이미 가지고 있다. 제대로 사용할 줄 몰랐을 뿐이다. 오히려 피부를 관리하기 위해 많은 돈을 들인 결과가 그 소중한 것을 송두리째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피부의 설계도는 완벽하다. 설계도에만 충실히 따르면 완벽한 피부 시스템을 다시 구축할 수 있다. 다만 설계도의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